광주고교 실화
저는 고향이 전남 광주로, 명문으로 소문난 G고교에서 학창지절을 보냈습니다.
학교에 다녔을적에 몇몇 아이들에게서 이상한 괴담이 돌았습니다.
괴담에 의하면 학교가 아직 세워지기전, 학교부지는 논밭이었는데 꽤나 잘 평평하게 다져 놓아 6.25당시 임시로
군사통신기지가 설치되었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통신기지는 이름만 거창하지 고작 천막하나만 세우고 AM수신기 하나있는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계속되는 전쟁은 피난민들을 꾸역꾸역 남쪽으로 밀어냈고, 북한군들은 38선을 지나 남쪽으로 끝없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남부에 위치한 광주역시 피난민들이 들끓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통신기지가 설치된 그곳은 논밭으로 인한 민가가 늘어져있기 때문에 피난민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는 날인가 생각보다 남진을 빨리한 북한군은 광주로 진입해왔고, 이 통신기지 역시 북한군에게 포위되기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그당시 통신을 담당하고 있던 군인은 끊임없이 통신기를 통해 상부에게 애탄목소리로 지원요청과 구조요청을 보냈지만 상부는 묵묵부담이었습니다.
다급해진 군인은 AM수신기로 수신가능한 모든곳에 애탄목소리로 구조를 요청하는 통신을 보냈고, 그러다가 그만 북한군에게 그 통신기지 전체와 피난민 몇명이 몰살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괴담은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당시 군인이 애탄음성으로 보낸 구조신호와 전쟁으로 인한 총소리와 포탄소리,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비명이 실린 이 통신이 여전히 이곳저곳에서 메앛리처럼 돌아다니고 있다는, 조금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된 겁니다.
제가 그 괴담을 들었던적은 고3수험생이라 그냥 웃고 말았지만 어느날 저녘 어떤 친구놈이 듣고 있는 소형 라디오가 FM과 AM겸용이라는것을 알고 조금 재밌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괴담이 진짜라면 어떨까?
조금은 어린애 같은 생각이었죠.
모르시는분을 위해 참고하는것입니다만, 우리가 듣는 일반 라디오는 FM이고 군사통신같은 긴급 통신은 AM입니다.
저녘을 먹은 저는 친구들을 불러 학교 뒤로나와 AM라디오를 키고, 이곳저곳의 채널을 돌려보았습니다.
들리는것은 치직거리는 소리뿐, 우리는 모두 그냥 괴담은 헛소문이었다고 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것이 들리기 시작했스니다.
"끄아아아악!!! 여기는........."
너무 지직거리는 잡음이 많고 소리도 작아 잘은 들리지 않았지만,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애탄 사람의 비명소리와 급한 말소리였습니다.
우리들은 그것을 듣자마자 제각기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라디오를 껐습니다.
그리고 다시 똑같은 채널로 돌려보았지만 더이상 그 음성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우린 분명잘못들은걸꺼야...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납득시키고 다신 이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이 괴담도 얼마안가 사그라졌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졸업후 학교를 찾아 봤을때 전 의아함을 감출수 없었습니다.
저흰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같이있기에 중간 지점에 휴식을 취할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못보던 커다란 나무가 떡하니 서있는겁니다.
후배한테 들으니 학교측에서 세웠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알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제 친구들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혹시 그 괴담이 사실이고, 그걸 은폐하기위해 큰 나무를 세워 전파를 흩어지게 하는게 아닐까....라고요.
실제 G고교애 가시면 가장 인상적인것이 너무나도 크게 우뚝 선 나무입니다.
어쩌면, 그냥 우리가 잘못들은것일수 있겠지만, 누군가가 죽음을 닥치기전에 필사적으로 보낸 음성이 이세상 어딘가에서 메아리치고 있는건 아닐까요???
출처-썰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