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이야기

기숙사

라떼당 2021. 3. 5. 15:07

저는 솔직히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입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도 많이 보고, 실제로 존재하지만 보여선 안될것도 많이 보지요.

그런 것들이 가장 잘보이는 장소를 꼽는다면 육교위나, 어두운 국도변, 산속, 호숫가, 그리고 꿈 많고 사연 많은 여자아이들이 모여 있는 여자 기숙사를 꼽겠습니다.

뭐 보이는 것들은 다양합니다. 신발장에 떨어져 있는 혀, 아래턱 없이 머리만 펄떡거리고 뛰어 다니는 피투성이 머리, 샴푸를 줍기 위해 숙인 시선속에 잡혔던 젖은 다리, 등을 돌리고 10층 창문밖에 떠 있던 파란 머리핀의 여자 등등

물론 저희 기숙사 건물은 신축 건물이며, 전혀 자살이라거나 낙태등의 루머가 없는 깨끗한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괴이한 것들이 목격되는 이유는 역시 여자기숙사 앞을 파서 도랑 때문일거라고 혼자 추측한답니다.

'물'과 '여자'는 어째서인지 '귀신'과 친하더군요.

실제로 그 귀신사건에 6층 여학생 둘이 퇴실해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이 벌여졌던 날밤, 저와 제 친구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누워 있다가 찢어지는 비명소리와 물건넘어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었다지요.

떠도는 루머를 총 집합해보자면, 6층의 여학생 둘이서 새볔에 샤워를 했답니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을 시간, 약간 서늘한 물에 서둘러 몸을 씻던 둘은 이상한 소리를 듣고, 물을 끕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둘뿐인 샤워실, 하지만 어디선가 찰박거리는 소리는 계속 들려오고 그녀들은 이리저리 소리의 근원을 찾던중. 맞은편 샤워기쪽에서 샤워실 바닥을 히죽히죽 웃으며 기어오던 여자를 보고 맙니다. 하바신은 없었고, 그녀들을 향해 두팔을 이용해 기어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에 따르면 하반신이 바닥 속에 있는것처럼 허리부터 밖으로 나와서 스르륵 미끄러지듯 다가왔다고도 하더군요.

진실이야 어찌되었든 여학생들 중 한명은 그래도 쓰러지고 다른 한명이 비명을 지르며 샤워실을 뛰쳐나왔답니다. 둘은 공포에 질려 퇴실해버렸고 그후 기숙사 샤워실은 어지간한 담력없이 혼자 들어가 씻기 힘든 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공포 #공포이야기 #호러 #무서운 #무서운이야기 #귀신 #귀신이야기 #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