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납량 특집] 상주 할머니 7
오늘 할 애기는 좀 많이 슬픈애기 입니다.
보시다가 우시게 될지도 몰라요
수건한장 가지시고 보시길 권합니다.
그분을 처음 만난건 7살 여름이었습니다.
할머니와 그날도 장에 가려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왔어요.
벌서 오늘은 점심메뉴가 뭘까? 할매께 간식으로 뭘사달라고 할까?
하는 생각으로 벌써 입에 침이 고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장을 구경하고 있을때였습니다.
시장한구석이 소란해지고 처음보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옷차람이 다 헤지고 꼬질꼬질한 산발을 한 아주머니 하나가
품에 보퉁이 하나를 꼭 끌어안은채 어쩔줄 몰라하며 서있었고
몇몇동네 악독들이 뒤를 따르며 그 아주머니를 놀려대고
심지어는 돌맹이도 던지고 있었어요.
아주머니는 어찌할줄을 모르고 보퉁이만 꼭 껴안고 그냥 서서 당하고만 계셨어요.
지나가는 사람아무도 그 악동들을 뭐라하는 사람도 행동을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어요
그냥 관심이 없는거죠.
할매가 그걸 보셨거든요.
우리 할매가 싫어하시던 많은 행동중에 가장 싫어하시는 겁니다.
약한 사람, 대항할 힘 없는 사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사람 괴롭히는 거요.
난 불안한 눈으로 그 광경 한번, 할매 눈치 한번 살폈어요.
역시나 예상과 한치 어긋나지 않게 할매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지시더니
분노의 일갈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놈들!!!!!!!!
아주머니를 괴롭히고 있던 애들이 깜짝 놀라 돌아보고,
어느새 달려가신 할머니가 쥐잡듯 애들을 몰아치셨어요.
제또래 애들이었는데 그나마 애들인게 다행이었죠.
아마 중학생쯤만 되었어도 말보다는 몽둥이가 먼저 날아갔을 껍니다.
꼬마들은 기어이 울음을 터트리고 그자릴 떠났어요.
애들이 떠나자 할매는 아주머니께 괜찮으냐고 했는데
아주머니는 멍하게 할매를 쳐다볼 뿐이었어요.
그제사 그분이 정신이 온전하지 않탄걸 눈치챌수 있었어요.
할매는 개의치 않으시고 아주머니의 더러운 옷을 털어주시면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끌고 가시려 하셨어요.
그때,
잠시전에 울면서 갔던 한아이가 어떤 노기충전한 어른을 앞세우고 나타났어요.
아마 자기 아버진거 같았고
아버지께 일러 뛰어온것 같았어요.
지아들 잘못한건 생각도 못하고................
상대가 남자였으면 한대치고 시작했겠지만
나이많은 노인이고 여자인지라 언성만 높였어요.
그런거에 기죽을 할매가 아니였죠.
상대를 잘못 고르셨네요.
할매는 핏대를 올리며 애기하는 그 아저씨에게 더 방방 뛰시며 꾸짖었습니다.
애가 잘못하면 아무리 예쁜 자식이라도 꾸짖고 잘못을 알려줘야지,
무조건 편들면 애가 뭘보고 배우느냐며 미친여자때문에 자기 귀한아들 혼냈다고 애기하는 아저씨를 오히려 혼내셨어요.
육시랄 놈아! 애비란게 그모양이니 애가 그따위로 보고 배우지...라면서요.
아저씨는 본전도 못찾고 아들을 데리고 돌아갔습니다.
그후에 할머니는 그 아주머니를 데리고 그늘진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곤 예서 잠시만 앉아 기다리게...하시며 다시시장으로 나가셨죠.
전 얼른 할매를 따라갔습니다.
할머니는 시장안에 있는 순대좌판으로 가셔서는 순대를 한아름 사셨어요.
골고루 섞어서요.
순대,간,내장,머릿고기...................
그리곤 슈퍼서 차가운 음료수도 한병사셔서 급히 아주머니께 다기 갔습니다.
아주머니도 많이 지치셨는디 그 자리에 퍼져 앉아 계셧어요.
아주머니께 가신 할매는 사온 순대를 앞에 펼쳐놓으시며 음료수를 따주시며 말씀 하셨어요.
요기는 했는가? 많이 지쳐보이는데 우선 이거라도 좀 드시게............
많이 굶주렸던지 순대를 보는 아주머니의 눈이 빛났습니다.
입에 침도 고이시어 침넘기는 소리가 크게 들렸어요.
하지만 선뜻 대지 못하시고 눈치만 자꾸 보시더군요.
그건 눈치밥을 많이 먹어본 사람의 본능같은 거였죠.
할머니는,
괜찮아! 어여 먹어~~~ 하시며 그 무서워 보이는 주름진 얼굴을 한껏 구기시며 환하게 웃어 보이셨습니다.
그제서야 할머니가 쥐어주신 나무젖가락으로 몇개를 집어먹더니 젖가락을 집어 던지곤
손으로 허겁지겁 순대를 먹기 시작했어요.
할머니는 음료수를 따주시며 체할라 이거 마시면서 천천히 먹으라 하시곤
잠시 물끄러미 그아줌마를 안스럽게 바라보시더니 다시 일어나셔선 여기있게 하시고는
다시 시장으로 가셨어요. 좋아도 쪼르르르~~~~
그리고는 시장에서 통닭파시는 곳으로 가셨죠.
시장 통닭 아시죠?
그 옷입혀서 통째로 튀기는...
통닭 한마리를 사셔선 그 아주머니께 다시 가보니,
이미 그 많은 순대를 다드시고는 물끄러미 앉아계시더군요.
할머니는 배가 많이 고팠나보네라고 하시며 다시 닭다리 하날쭉 찢어 내미셨어요.
더 드시겠나?하고요.
아줌마는 헤벌쩍 웃으시며 닭다리를 받아들고 뜯기 시작하셨어요.
할머닌 누런 종이 봉투에 담은 나머지 통닭을 갈무리 하시곤
닭다리까지 다 드신 아주머니의 보퉁이에 끼워주시며
이따 배고프면 드시게나, 기름에 튀긴 음식이라 날씨더워도 쉬상하지 않을 꺼야! 하셨어요.
할머니는 일부러 통닭을 사셨던 거였어요.
돈몇푼 줘봐야 남한테 뺏기던지 가지고 있어도 뭘 사먹기도 힘들었겠죠.
몸에서 냄새도 많이나고 하셨는데 어떤 식당에서도 돈이 있어도 받아주지 않았을껍니다.
기름에 튀긴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는단것도 이때 첨알앗죠.
그리고는 제손을 쥐고 그자릴 떠나셨는데 할머니가 가시다 길뒤를 돌아보시는걸 첨봤어요.
그때, 아주머니가 벌떡 일어서시더니 할머니께 인사를 하셨어요.
제정신이 아니지만 자기에게 잘대해준 사람에게 고맙단 생각은 하시나 보더군요.
그리고는 그날 점심을 먹은 어는 무녀아줌마 댁에서도 내내 그아주머니 생각에 맘이 불편하셨는지 식사를 뜨는둥 마는둥 하셨어요.
저야 뭐...........고기에 코박고 있었고 데헷!!
식사가 끝나시자 무녀 아줌마에게 그애길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해서 오며 가며 보거든
뭐라도 좀 사먹이고 아픈덴 없나 살피라고 하셨고 아주머니는 모두에게 그리 전한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가실때 아주머니가 봉투를 주시자 대뜸 여유되면 좀더주게 하셨어요.
그날 여러가지 봤네요.
할머니가 삥 뜯으시는거까지 봤으니.............
그리고 가시면서 저 과자하나 사주시고는
정육점에 들리셔서 그돈을 몽땅 소고기 사시는데 쓰셨어요.
전고기를 그렇게 많이 사셔서 뭐할까? 했어요.
특이한건 할머니가 소고기 사실때 기름없는 부위로.........하셨어요.
홍두깨살이라 하셨나?
할머니께선 혼자 들기도 버거울만큼 많이 사신 소고기를 들고 낑낑거리며 집엘 도착하셨죠.
집에 들어가자마자 곧장 부엌에 가셔서는
도마와 칼을 들고 나오셔선 바로 작업에 들어가셨습니다.
소고기 덩어리를 얇게 저미시기 시작하셨어요.
그리곤 그걸 조미한 액에 담그셨다 꺼내시어 채반에 늘어놓기 시작하셨죠.
전옆에서 할매 뭐하시는 거에요? 하고 질문을 했는데 할매가 응.......육포 만드는기다 하셨어요.
전 신기해하며 할매가 하는걸 지켜봤지요.
그렇게 다 저민 고기는 채반으로 몇개가 될만큼 많았습니다.
그걸 몇날을 정성껏 말리셨어요.
드디어 육포가 완성되던날 할머니께선 다 말라신 육포를
일일히 하나 하나 정성껏 가위질을 하셔선 한입 크기로 오리셨답니다.
전 옆에서 하나 줏어 먹었는데...........우왕! 맛있다!
그것은 맛의 신세게였어요.
그길로 육포성애자의 길로 접어든 좋아는
지금도 간식으로 육포를 제일 좋아합니다.
먹는것만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이후 좋아를 위해
자주 만들어 주셨던 육포제조의 비법을 다 전수받았던
좋아는 명절때나 간혹 생각날때 상사들의 명절 선물로 다른 선물안하고 육포선물합니다.
받는분들도 그걸 더 좋아하시구요.
제가 만든 육포를 드신 분들은 두번 놀랍니다.
맛에 놀라고 그걸 제가 직접 만들었단 말에 놀라고
덕분에 귀여움도 많이 받지만 귀찮은 일도 좀 있어요
부장님이나 우연히 맛보시고 제 육포광팬이 되신 상무님이
냉장고에 육포떨어지면 한마디씩 지나가는 말로 육포다먹었다! 그냥 그렇타구.......하시면
해다가 진상해야 합니다. 원활한 회사 생활을 위해서..........
육포를 다 만드신 할매는 그걸 야무지개 포장하시고,
이번엔 부엌에서 잘 말려서 모아두신 누룽지를 튀기셨어요.
말려놓은 감말랭이며,고구마 말린거며 보이는데로 막 싸셨어요.
그렇게 한보따리를 싸시더닌 좋아야! 가자.......하시더군요.
버스를 타고 장에 나왔죠.
그날은 장이 서는 날도 아니였지만 평소에도 시장이 있었으니까요.
장에 가셔선 보따리를 낑낑 거리시며 드시고는 뭔가를 찾아 다니셨어요.
그 미친거지 아줌마를 찾으신거죠.
한참을 시장을 뒤져 그 아줌마를 찾았습니다.
그건 그 시장에 있던 빵가게 앞에서 였어요.
시장 빵가게 아시죠?
도시의 제과점처럼 세련된 가게아니고 그냥 점포앞에 빵을 죽 늘어놓은......
그날도 그곳에선 작은 소동이 일고있었어요.
아마 그 아주머니는 배가 많이 고프셨던지 그 빵들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계셨고
빵가게 아저씨는 그런 아줌마에게 막 소리를 지르시며 재수없게 안가나? 하시며 난리를 치는 중이었어요.
할매표정이 또 험악해 지시네요.
전속으로 오늘은 저아제 죽었다 했는데
할매는 그가게로 성큼 성큼 다가가더니 그만하시게 하시고는 빵을 잔뜩 사셨어요.
그리고는 아줌마를 데리고 공터로 가셨어요.
공터에 가셔선 싸온 물로 손수건을 적시시어 아줌마의 때낀 손을 닦아주시고는 빵봉지를 내미셨어요.
배가 많이 고프구만, 어서 드시게
아줌마는 할매를 한번 쳐다보시고는 또 헤벌래 웃으시며 빵을 허겁지겁 드셨고 할매는 물을 주시면서
앞에 쪼그리고 앉으셔선 쳐다보시고
저도 할매 옆에 쪼그리고 앉아있고
그많은 빵을 게눈감추듯 다 드시자 이번엔 할매가 쌈지에서 어는새 챙겨오신
손톱깎기를 꺼내시어 시커멓게 때가 낀, 언제 자르고 안자른지도 모를 손톱을 손수 깎아주셨어요.
아주머닌 그런 할매를 얌전히 앉아서 쳐다보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에게 그런 친절과 호의를 받아본지 오래되셨을 껍니다.
왠간해선 안끊고 쓰려하는데 남은 애기가 너무길어 이번편만 나누어 2번에 걸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