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이야기

상주 할머니 이야기 12

라떼당 2021. 3. 7. 02:47

이번 이야기는 할머니랑 다녀왔던 상갓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상갓집 다녀오다 만난 처녀 귀신(손각시)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 우리 마을에 부고가 전해졌지요.

동네 이장 아저씨가 집에 들어오셔서는 옆 마을의 부고를 전해주셨습니다.

그곳은 옆 마을이지만 우리 마을에서 꽤 떨어진 마을이었어요.

그곳은 차론 저희 마을서 10분도 안 떨어진 옆 마을이었지만, 버스가 끊어진 밤이면 비포장길을 따라 걸어서도 30분, 다시 마을 안 그 집까지는 10분을 걸어 들어가야 할 마을이었습니다.

그 마을에 사시던 어떤 할아버지께서 그날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저희 마을에도 그 소식이 전해지고, 모든 마을 사람들이 일을 끝내고는 그 마을로 갔어요.

그날 가신 분도 있고, 다음날 다녀오신 분도 있고, 그 시절엔 그 정도 거리는 거의 같은 마을이었고 그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마을 사람들과 잘 알던 분이셨죠.

물론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도 잘 아시던 지인이셨고 저희 상주 할머니나 저희 엄마조차 잘 아시고 있던 분이셨답니다.

조부모님께서는 밭일을 끝내시고 집에 오셔선 씻으시고 새 옷으로 갈아입으시고 흰 봉투에 부조금을 챙기셔서 준비하고 있던 상주 할머니와 저희 어머니와 저와 동생을 데리고 문상을 가셨습니다.

저와 제 동생은 어려 가서도 절을 안 했기에 굳이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만, 그럼 저희 둘만 빈집에 있어야 했기에 데리고 가셨지요.

가는 길에 문상을 가는 다른 어른들도 길에서 만나 같이 갔어요.

그렇게 밤길을 걸어서 그 상가에 도착하고 저희는 마당에 있고 상주 할머니와 외조부모님, 어머니는 방에 들어가서 절을 하고 부조도 하고는 어른들이 나오자 마당에 천막을 친 자리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었습니다.

뭐 돌아가신 분에 대한 회고담 등이 주를 이루었고 어른들은 이야기를 하시며 막걸리도 한 잔 드시고 보통 상갓집에서 보내는 거와 같이 보냈죠.

지금 상가는 병원에 딸리거나 따로 있는 장례식장에서 거의 치러지므로 아직 나이가 어리고 도시서만 사신 분들은 그런 광경이 낯설겠지만

그땐,

시골에서 누가 돌아가시면 벌어지던 일반적인 풍경이었어요.

집에 마루나 안방에 입관한 시신을 모시고 앞은 병풍을 쳐가리고 그 앞에 음식과 향을 피우고 마당엔 천막을 치고......

그렇게 한잔 술도 드시고는 계속 오시는 다음 손님들을 위해 저희는 일찍 일어서려던 때였어요.

마침 오신 문상객이 상주 할머니가 오랜만에 보시는 지인이셨죠.

오랜만에 만난 두 분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시고는 애길 좀 하시려고 우리에게 먼저 가라고 하셨어요.

외조무보님과 어머니가 일어나시고 동생을 데리고 가시고 전 이따가 할미 따라 같이 가겠다고 했어요.

그냥 심심한데 잘 됐다 싶어 사람 많은 데서 놀려고....

어머니께선 그래라? 하시고는 마을로 돌아가시는 한 무리의 어른들과 함께 가셨죠.

상주할매라 그래라..... 내도 좀 얘기하다 금방 갈 테니까 좋아는 내가 데리고 가마하셨고,

그래서 그 지인분은 조문을 하시고는 마당에 나오셔서 할미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고 전 꾸역꾸역 삶음 돼지고기 빨고 있었죠.

그렇게 한참을 얘기한 후에 자리를 털고 인사를 하시고 돌아가시는데, 가지고 왔던 플래시는 아까 다 가져가시는 바람에 상주에게 이야기해서 하나 빌려서 할머니와 돌아오게 되었지요.

그 왜 랜턴이라고 부르던 메줏덩이만 한 플래시 있잖아요?

그걸로 할매가 길을 비추시고 손잡고 걸어오던 길이었습니다.

한참 할매랑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오던 중이었는데 반쯤 갔을까요?

갑자기 할매가 가던 길을 멈추시곤 굳어지셨어요.

저도 쳐다봤는데 아무것도 제 눈에 당연히 보이지 않았죠.

할매는 그 쳐다보시던 곳에서 눈을 떼시지 않고 제게 이야기하셨어요.

좋아야~~! 할매가 안고 갈까?

전 그땐 제법 커서 무거웠는데 아무리 할매가 강골이시지만 노인분인 안고 가긴 너무 무거웠을 건데.........

할머니는 제 대답도 기다리지 않으시고 절 안아 드셨습니다.

그러시고는,

할매목을 단디 끌어안고 있거라!! 하셨습니다.

전시 키는 대로 했고 눈도 감고 있으라 해서 눈도 꼭 감았습니다.

그러고 나셔서야 할매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셨어요.

그러시다가 몇 걸음 옮기시고는 멈춰 서셔선 뭐고? 이... 너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내 앞에서 요사를 떠노?

이기세상에 악만 남은 손각시구만, 어데 산 사람 앞에 나타나가 홀릴라 카노?

니 사람 잘못 봤데~~~ 내는 할아버지 없어도 니 정도는 다신 환생도 못하게 만들어 삐릴수 있는 사람이 데이~~

아 놀라게 하지 말고 존 말할 때 꺼지거라.... 내 애 때문에 참는 기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걸음을 또 옮기시다가 이내 다시 서셨어요.

이기....증말......사람 승질 돋꾸나? 꺼지라..... 너 자꾸 까불 문 내 아 안전하게 데려나 놓으면 온 산 다 뒤져서라도 니 찾아낼 거다.....

그러시고는 다시 좀 가시다가 또 멈춰 서서

이기...... 참말로 니 원하는기 뭐고? 하셨어요.

그리고 잠시 후 기도 안 찬다는 말투로 뭐???? 야를 니 돌라꼬? 나 참!!! 이런 육시랄 년이.......

하시고는 잠시 또 정적이 흐른 후 드디어 화가 잔뜩 나신 목소리로, 그래 니 나 약 올려가 내 니 쫓으면 애한테 해꼬지 할라꼬? 니 오늘 잘 걸렸다..... 꼼짝 말고 예 있어 래이 하시더니 걸음이 빨라지셨어요.

가시면서도 그 손각시가 계속 쫓아 오는지,

오살할 년, 육시랄 년, 똥물에 튀겨 죽일 년, 가랑이에 말뚝을 박아 죽일 년, 초열지옥에 처넣을 년 등등 할매가 할 줄 아는 모든 욕이 다 나오더군요.

할매께선 입이 시동이 걸리시면 아주 걸쭉하셨지만, 제가 보는 앞에선 제 교육 때문인지 엄청 욕을 자재하시는 분인데, 완전 봉인이 풀리셨죠.

할매는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으셨어요.

무섭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제가 너무 무거워서요.

워낙 할매가 지극 정성으로 걷어 먹이셔서 완전 포동 포동 했었거든요.

말할 기운도 없으신지 빠른 걸음으로 집까지 단숨에 오셔선 이제 됐다 시며 절 내려놓으셨는데 눈 떠보니 대문 안이었죠.

그러시고는 안에 큰소리로 좋아 왔다!! 하시고는 어서 들어가라며 제등을 떠미시고는 소매를 걷어붙이시며,

이년 오데 갔노?

하시며 집 주변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손각시가 아무리 멍청해도 도망갔겠죠,

싸워도 상대도 안 될 건데.........

한참을 씩씩거리시고 찾으시더니 포기하셨는지, 이년 날 밝고 보자 하시더니 그때까지 마루에 있던 제게 뭐하노? 안 드가고? 하시며 퍼뜩 들어가라 퍼뜩.... 하시며 손으로 들어가란 시늉을 하셨답니다.

그러고는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서 깼습니다.

아마 상가서 너무 이것저것 많이 주워 먹어서 그랬나 봅니다.

원래 시골 화장실이 거의 본채에서 떨어진 한구석에 있잖아요?

저희 외가집도 그랬고 전 큰 거 아니면 거의 툇마루에 서서 갈기거나 마당에 내려가도 거의 화단에 쌌죠.

거름도 할 겸.

그래서 툇마루에 비몽사몽하고 서서는 소중히를 꺼내 시원하게 갈기고는 탈탈 털고 있다 무심결에 고개를 들었는데.............

으악!!!!!

우리 집이랑 옆집 담벼락 위로 사람 머리가......

그때,

그 사람 머리가 당황하며 말을 하는 거예요.

좋아야! 좋아야! 놀라지 말거라 내다, 할미다 하고요.

자세히 보니 상주할매가 할매집 담안에 서서는 절 보고 계셨어요.

엄마가..... 아이고 놀래라, 아즈매 거 서셔서 뭐 하시는 교?라고 놀러셔선 묻고,

할매는머쓱해 하시며,

아....... 그기... 아까 좋아랑 집에 올 때 웬 잡귀 하나가 자꾸 알짱 거려가 혹시 이게 좋아한 테 해코지 할까 봐 내 지키고 있는 기다.

그때가 새벽, 제가 들어온 지 못되도 3시간은 넘었을 시간인데 말이죠.

할머니는 그때부터 제가 걱정되어 밤새 지키실 요량이셨나 봐요.

엄마가 어이없으시다는 듯, 아즈매요~~~!! 그라믄 얘기하시고 좋아 데리고 주무시면 되지 예.

그때의 할매 표정은........

응?ㅇ.. ㅇ 그러게 내가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하는 표정이셨어요.

아마 절 지켜야 된다는 생각에 집중하시느라 다른 생각은 못 하신 듯.

전 그 새벽에 베게 들고 할매집으로 가서 잤습니다.

다음날 제가 깨니 할매는 벌써 일어나셔서 밥상을 봐놓고 제가 깨길 기다리시고 계셨어요.

그러시더니 제게 아침을 먹이시고는 바삐 설거지를 하시고 나가시더군요.

할매 어데 가노?

응? 어제 그년 잡으러 간다.

할매 내도 갈끼다. 할매 없을 때 내 잡으러 오면 우야노?

낮엔 괜찮다 집에 있거라......시져, 시져, 시져.

결국 쫓아 갔습니다.

할매가 가시면서, 분명 어제 거 어데 있을낀데........하시면서 그곳 근처에 가자 유심히 살피시기 시작 햇어요.

제가 앞에 있던 나무를 가르키며, 할매가 저서 내 안았다 했더니 그래? 하시면서 근처의 길도 살피시고 왔다 갔다 하시면서 뭘찾으시더군요.

그렇게 한참 왔다갔다 하시더니 길 옆에 보면 풀들이 많이 자라잖아요?

그러시다 어디를 보시면서, 여 숨어 있었네.

니 거 숨어 가만 있음 내 못 찾을줄 알았나?

하시더니 풀숲을 막 헤치시며 뭘 찾으시더니 땅에서 뭔가를 줏어드셨어요.

어떤 젋은 여자의 예전에 많이 썼던 증명 사진이라고 하는 주민등록증에 붙어 있을 사진만한 작은 사진 이었습니다.

이게 와 여기 있노?

그러시더니 사진을 살피시고는 딱 보니 산년 아니네.....단명할 상이구만 하셨어요.

그러더니 한참을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 보셨습니다.

그러시더니 한숨을 푹 쉬시더니.........

니도 팔자가 우지간힌 박복한 년인갑따.

내 어제 기분 같아서는 다시는 환생도 못하게 만들어 삐릴라 캤는데 하시며.....

사진을 돌위에 올려놓으시고는 마치 사람에 하듯 타이르셨어요.

이승에 한 둬봐야 니만 손해다 가시나야!! 툴툴 털고 저승가서 다음 생이나 준비 하그라....괜히 더 죄 짖지말고....

하시면서,

죽은지도 얼마 안됐고 딱히 나쁜 짓 한것도 없는거 같으니 내 고이 보내줄테니 가그래이~~ 알았나?

괜히산 사람 해꼬지 해가 차사님께 잡혀서 꽁꽁 묶여 끌려가지말고 니 발로 갈수 있을때 좋게 가그래이.

하시더니 쌈지에서 주섬 주섬 부적한장을 꺼내셔서는 이거 억수로 비싼 긴데 니 때문에 내가 손해가 많타 하시고는 불을 붙이셔서는 공중에 휙 뿌리셨어요.

그러시더니, 곧 니 데리러 올끼다....하시며, 담배 두가치를꺼내 불을 붙이시고는 하나는 사진 옆에 놓으시고 한대는 할매가 피시면서 줄건 없고 담배나 하나 꼬실리고 가그라. 니 담배 피제? 하시고는 옆에서 담배를 피셨어요.

담배를 다 필쯤 할매가 길 위를 보시면허 반색을 하셨죠.

아이고!! 차사님요 오랜만에 뵙네예 하시면서.......

야좀 데리고 가이소, 잘 좀 데리고 가이소 하셨어요.

그러시더니 한번도 본적이 없는 할매의 애교까지 봤어요.

그란데.....내는 언제 데려 가실낍니꺼? 뭐 그리 비싸게 구는교? 친한 사이에.......하시면서 농을 하시고 웃으셨어요.

그러시고는 살펴 가이소 하시고 합장을 크게 하셨죠.

그리고 그 조그만 증명사진을 태우시고는 제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궁굼한게 많았습니다.

할매, 아까 사진 말고 태운게 뭐에요?

그거? 좋아 큰 외삼촌 삐삐 알제? 저승 차사님 부르는 삐삐같은기다~~~!!

출처- 짱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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