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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할머니 2

라떼당 2021. 3. 5. 15:12




이번 애기는 제가 여덟살이었을때 애기입니다.


그해 봄...드디어 학교를 가게 되었으니까요, 제 찬란한 자유가 끝장나던 해라 잘기억합니다.


학교에 입학하고는 몇달이 지난 때였습니다.


처음 입학하고 몇번은 엄마가 따라오셨었는데, 그이후론 전 그 학교에 다니는 동네형 손에 넘겨져 학교를 다녔습니다.


제가 혼자 학교를 다니게된때까진 그후로 1~2년이 걸렸어요.


1학년은 수업이 빨리 끝나는 관계로 학교가 끝나면 모여서 집엘 가곤했어요.


그때 저랑 같이 방과후에 맨날 같이 집에오던 친구는 남자아이 하나와 여자아이 하나...


그렇게 세명이 항상 동네에서까지 뭉쳐서 다녔었습니다.



보통 점심시간 이전에 수업이 끝나 집에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머니가 집에오는 좋아에게 밥을 차려주셨지만, 전 집에서 밥을 먹을때 보다는 가방을 집에 던지곤 옆집에 가서 상주할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을먹을때가 훨씬 많았답니다.


우리집과 할머니댁은 반찬때깔부터가 달랐으니까요.


항상 할머니집에 가면 할머닌 우리강아지 오냐시며 반겨주셨고, 곧 푸짐한 밥상을 차려 주셨지요.


그러면 전 맛나게 밥을 먹었고, 할머닌 항상 미소를 지으시고 밥먹는 제 옆에 앉으셔서는 밥에 이것저것 맛있는 반찬을 집어 올려주셨습니다.


고기 위주로요.


할머니집엔 항상 고기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전정말 좋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할머닌 절 먹이시려고 일부러 항상 고기를 사다 놓으셨던것 같습니다. 할머닌 육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으셨으니까요.


언제나 돼지고기, 소고기를 볶아 주셨고, 간혹 집에서 기르시던 암탉도 손수 잡아 몸보신을 시켜주셨죠,



떡이랑 약과와함께 할머니집 냉장고 냉동실에 항상있던 음식은 산적이나 고기꼬지 같은 음식이었고 간혹 겁나게 큰 생선도 통째들고 오시디고 했습니다.


그러면 그건 다 저의 뱃속으로 들어가 저의 살과 피가 되었지요.


그날도 할머니가 차려주신 밥을먹고 마당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놀다가 뭔가 이상해서 할머니를 돌아봤습니다.


평소 할머니께선 그렇게 제가 마당에서 놀고있으면 항상 마루에 앉으셔선 제 동선만 자비로운 미소를 지으시며 쳐다보고 계셨는데 그날은 왠지 자꾸 딴 생각을 하시는지 자꾸 한숨도 쉬기고 하시는게 눈에 훤히 보이더군요.


그러고보니 근래 며칠 할머니가 좀 이상하셨어요.


자꾸 딴 생각을 하셨던거 같아요.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답니다.


애들이 뭘 깊게 생각하나요?


한참을 그러시더니 자리를 털고 내려 오셔서는 튓돌에 놓인 하얀 고무신을 신으셨어요. 그리고 한숨을 푹 쉬시고는 내팔자를 내가 볶네...우짜겠노, 사람은 살려야지....하시고는 '좋아야! 할미 좀 나갔다 올꺼니까 예서 놀고있던 집에가서 놀던 하거라 하시면서 휘 나가셨습니다.


전잠시 생각하다가 할머니뒤를 따라갔습니다.


할머니가 어디멀리 가시는게 아니란걸 알았거든요.


할머니는 항상 장에 가시든, 옆마을을 가시든, 마을을 벗어나실땐 항상 깨끗하게 다린 새옷과 외출시에만 시는 신을 신고 나가셨는데, 그날은 입고 계시던 무명한복과 고무신차림으로 그냥 나가셔서 멀리 안가시고 마을 어딘가가시는거라고 예측할수 있었습니다.


나가보니 벌써 할머니는 까마득히 앞에 가고 계셨답니다. 걸음이 워낙 빠르신분이라 젊은여자들은 물론 청년남자까지도 할머니랑 보조 맞추어 걷기 힘들어 하는데 제걸음이야 뭐....


할머니의 행방을 찾고 있던 제귀에 그때 고성이 들렸습니다.


소리가 나는곳은 길에서 좀 떨어진 집안이었는데, 그곳은 할머니 또래의 노부부와 40을 넘기고도 장가를 못갔던 그집 큰아들이 살던 집이었습니다.


마을에선 가장 잘사는 축에 속했던 그집은 집도 많이 넓었어요.


그곳에선 상주할머니의 고함소리가 나고 그 못잖은 그집 할머니의 고성이 들려왔습니다.


누가봐도 싸우는 상황이었고, 전 즉시 다시 집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집엔 마루에 어머니랑 할머니가 같이 앉으시어 콩인지 뭔지 곡물을 다듬고 계셨습니다.


전 어머니 할머니께 할매 애길했습니다.


할무니,엄마!! 상주 할매 또 싸운다~~~였고 이말의 주제는 싸운다가 아니고 또 싸운다 였습니다.


외할머니는 아이고 못산다!! 우디서 또 사우시더노? 하고 제게 물으셨고, 전 지금보고 온 집을 말씀드리며 지금 그집 할매랑 그집 마당서 막 싸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랑 어머니는 깜짝 놀라시며 어머니가 할머니를 쳐다보시며 그러셨습니다.


'엄마! 상주할매 정말 노망 나신거 아이가? 안그래도 그집 ㅇㅇ이 오빠가 아파가 다 죽어가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닌 집에 와가서 그라는데?'하셨고,


외할머니도 '그러게 말이다'하시며 두분은 급히 신을 신으시고 달려 나가셨습니다.


저도 엄마 나도! 하고는 따라나가려다 혼자 있는 동생을 보고는 달려가서 '히야 손잡고 따라온나'하며 어머니와 할머니 뒤를 따랐지요.


동생을 데리고 그 집 마당에 들어서니 이미 소동을 들으신 동네 어른들 몇분이 마당에 서서 광경을 구경하며 자기들끼리 수근수근거리고 있었고,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상주할머니 양쪽에서 한팔씩 잡으시고 할매 와카는교?하고 상주할매를 말리고 계셨습니다.


할매의 앞에 그집할매가 노기가 등등하여 상주할매에게 삿대질을 해대면서 큰소리를 지르고 계셨어요.


'이할망구가 미칠꺼면 곱게 미치지, 안그래도 심란해 죽겠구만 남의 집에와 왜 지랄이고'하시고요


그집할아버지는 남자 체면에 여자랑 같이 싸우시진 못하시고 담배만 연신 피우시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때 할머니가 그러셨어요


'그러이까 니 아들좀 나와 보라캐라. 내가 앵간해선 남일 참견안할라꼬 몇날 며칠을 생각했구만, 그래도 한동네 사는 정이있고 사람목숨은 일단 건져야겠다 생각해서 왔더니 누구한테 큰소리고 큰소리가. 니아들 니 앞서 피토하고 고꾸라져 뒈지는거 보기싫음 퍼뜩 나와보라 해라'



그러시며,


'니아들 병원에 갔었제? 병원서 뭐라 카드노? 무신 병인지 모른다고 안하더나? 갸 가만두면 두어달 못산다'라고 하셨어요...


저희 모두는 벙쪘고 그애길 들으신 그집 할머니도 그제사 이게 뭔소린가 하시는 표정으로 목소리까지 부들부들 떠시며'그...그기 뭔소리고?'라고 기겁을 하셨습니다.


아들이 죽을지도 모른다는데 어떤 엄마가 제정신이겠습니까?


상주할머니의 애기가 이어졌습니다.


'니아들 데리고 병원에 갔었제? 니 병원서 뭐라카드노? 분명 뭔병언지 모른다고 했을낀데? 병원서 당연히 모르제. 귀신에 시달리는구만 그길 빙원서 우찌 알겠노?'


그리고는


'나도 상관하긴 싫치만 그래도 우짜겠누? 한동네 사는 인연인데 알고도 모른척은 못하겠고.....뭐하나? 퍼뜩 아 안데리고 나오고....'


그집 할머니는 그집 할아버지를 돌아보시며 ㅇㅇ이 아베요. 하셨어요.


그러자 그때까지 듣고 있던 그집 할아버지가 황급히 방으로 들어가셨고, 곧 아프다는 그집 큰아들을 부축하여 나오셨어요.


그 할매네 아들이 나오자 모두 깜작 놀랐어요.


그건 사람의 모습이 아니였습니다.


저도 그날 전에 수시로 그 아저씨를 보고 인사도 드리곤 했었는데, 풍채도 좋으시고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해주시던 좋은 아저씨였거든요.


그러나,


그날 본 그아저씨는 산사람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모습이셨어요.


두어달 못본사이 아저씨는 영화 미이라에 나오는 이모텝같이 바싹 마른 모습이었지요.


할배의 손에 부축을 받고 나오신 아저씨는 잠시 서계시는것도 힘드신듯 어른들이 서 계시는데도 마당에 있는 평상에 털썩 걸터 앉았습니다.


그러시고는 안에서 상주할머니가 한애길 다 들으셨는지 멍한눈으로 할머니를 쳐다봤지요.


상주할매가 평상 가까이로 가서는 그러셨어요.


'몰골봐라, 이기이기 한달도 더 못버티겠구만? 니니가 뭔죄 지었나 아나?'라고 하셨습니다.


아저씨는 정말 자긴 뭔죄가 있는지 모르겠단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저었고, 그순간 할매를 슬쩍 좌우에서 잡고 계신던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대처할 사이도 없이 뼈에다가 가죽만 입혀둔거 같은 할머니주먹이 아저씨 머리로 날아갔고 아저씨의 해골에 가죽만 입혀둔거 같은 머리는 상주할매의 주먹과 부딪히며 정말 큰소리가 났습니다.



빡!!!!!!



할매 와그라는교? 하고 엄마와 외할머니가 붙드시고 그집할매는 비명을 지르며 아들에게 달려갔어요.


상주할매가 그러시더군요.


'아프냐?살아있으니까 그나마 아픈것도 느끼는 거다. 죽고나면 그 껍데기는 아무소용 없는 기다'하시면서


'니 우짜자고 남이 무덤에 손댔노? 그리고 무덤인걸 모르고 건드렸으면 잘 수습해서 다시 묻어드려야지. 니가 한번 생각해봐라, 누가 난중에 니죽고 쉬고있는데 언놈이 니무덤 파헤치고 쓰레기 취급해가 아무데나 갔다버리면 니화나겠나? 안나겠나? 니가 판 무덤주인이 지금 니꼭데리고 가겠다고 이를갈고 니한테 달라붙어있다'

거기 모인사람들은 다 놀라고 그집 할머니,할아버지도 첨듣는 애기인양 '참말이가? 니 여 할매 말이 참말이가?'하셨습니다.


그제야 뭔 생각이 났는지 아저씨는 몹시 당황하셨고, 상주할매를 보고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겨우 입을 열었습니다.


'몰랐어예, 이래될지 몰랐어예 아주무이요 어쩌면 되겠습니까?'



그때까지 노발대발하시던 그집 할머니, 할아버지도 할머니께 애원하는 눈빛으로 할머니 입에서 뭔애기가 나올까 입도 벙끗 못하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할머닌 예의 그 시크한 표정으로 우짜긴 뭘 우짜노? 잘못했다고 용서하실때까지 빌어야지 하시며 , 그집 할머니와 할아버질 쳐다보시고는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애길 하셨습니다.



'할배는 땅팔 도구랑 제사때 쓰는 깨끗한 흰종이 큰거 준비하고, 할매는 지금 당장 차타고 시내가서 제수로 쓸 술이랑 과일이랑 고기사가 오소....정성껏 젤 좋은 놈으로 준비하소. 제사는 정성이 반이라 카이. 그리고 내아들 살려달라는 간절한 맘으로 음식 준비하소. 시간없다. 빨리 빨리'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때 할머니의 카리스마는 어떤 굿판의 무당님들도 당해낼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여담으로 굿판을 호령하시는 카리스마 넘치는 무녀아줌마들도 할머니앞에만 오면 말잘듣는 순한강아지로 변하셨으니까요.



그리곤 아저씨께 애길하셨습니다.


'니 밥은 뭇나? 언제부터 굶었노? 입맛 없어도 억지로라도 밥 한술 떠 먹어라. 산에 가서 니까지 장사지내고 오기 싫타'하시며 밥먹고 목욕깨끗이 하고 옷도 싹 새것으로 갈아입으라 하셨습니다.


그일은 이랬습니다.


장가도 못가고 부모님 모시고 농사짖고 살던 아저씨는 동네서도 참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통했다고 합니다. 우리 엄마도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아저씨를 오빠라 부르시며 따르셨고요.


아저씨네는 밭이 여러군데 있었는데 농부들의 땅 욕심은 정말 한이 없지요?


산바로밑에 있던 밭을 일구시던 아저씨는 밭을 좀 늘리실 생각으로 바로 붙어있던 산을 조금씩 개간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한날, 땅을 파시는데 곡갱이가 푹 들어가더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상하다 생각해서 땅을 파보니 다 썩은 관이 나오고, 그안에거 꺼멓게 변해 버린, 아직 완전히 흒으로 돌아가지 못한 유골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미 거의 다 없어지고는 큰뼈랑 이빨등의 작은 조각만 좀 나왔다고 하는데 딱봐도 무덤이라 생각될 봉분도 다 까뭉개진것이 누구도 돌보지 않는 오래된 무덤으로 보이셨대요.


그리고 그동네서 평생 사신 아저씨도 몰랐고 어른들께도 거기에 무덤이 있단걸 들은기억이 없어 무덤은 굉장히 오래전에 만들어졌단걸 알수 있었다 합니다.


그런데 아저씨는 그뒤하지 마셔야할 행동을 하셨습니다.


주인도 모르고 연고도 없는 무덤이다보니 시신을 대충 바께스에 모으셔선 밭에서 멀지 않은 산에다가 뿌리셨답니다.


그래서 그 무덤의 주인이 화가나 아저씨께 해꼬지를 시작하신거죠.


그렇게 준비를 하신후 몇시간이 지나 준비가 다되어, 상주 할매가 그집아들을 앞장세우고 유골을 뿌린곳으로 갔습니다.



아저씨랑 그 집 부모님, 마을 어른 여러분과 우리 엄마랑 외할머니까지요.


그곳에 도착한 할머니는 할아버지께 깨끗한 흰종이를 펴게하신후 아저씨게 유골을 수습하게 하셨답니다.


니가 한조각 한조각 사죄하면서 정성껏 모시라며 아무도 돕지 못하게 하셨지요.


아저씨가 유골을 뿌린 숲을 헤치고 들어가셨는데, 잠시후 비명을 지르시며 주저 않으셨습니다.


분명 그 아저씨는 바케쓰에 남은 뼈를 담아 숲에 막 뿌렸었는데, 유골이 일부 없어지고 흙이된거빼고는 거의 원래 형태에 맞게 맞춰져 있더군요.


전그때 그장면은 엄마가 못보게해서 못봤는데 나중에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알았죠.


그리고는 다 수습하고는 양지바른곳에 묻어 드리려 할때였어요.


할매가 거는 안된다 하시면서 처음 묻혔던 자리를 보시고는'누가 무식하게 저따 묘자리를 잡았노?'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물길인데 저다 묘를쓰면 우짜노?'하시면서 원래 땅속의 물길은 영원하지 않고 변한다 하셨어요, 그래서 그런거 감안해서 묘는 산정상서부터 중턱까지만 쓰는거래요.


산아래 부분은 언제 물이 찰지 모른다고 그러시면서.


'묘에 물이 차면 시신이 썩지도 못하고 뼈도 시커멓게 변하는건데 그럼 혼이 얼마나 화가 나겠노?' 그런데다 쓰레기 취급받고 아무데나 뿌려졌으니 그 원망이 다 너한테 간기지....'라고 하셨어요.


아저씨는 수습한 유골을 정성껏 들고는 산으로 올라 가셨고, 상주할매가 지정한 자리에 고이모시고 준비해온 제수로 젯상을 차리시고는 정성껏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집 할매랑 할배도 같이 앉아'우리아가 뭘모르고 그랬습니더 제발 노여움 푸이소'하고 간절히 비셨어요.


한참후에 할매가 이자되었다고 하실때까지요.


그뒤 아저씨는 잠도 잘 주무시고 먹는것도 잘 드시고 한달후 쯤엔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셨고,


간혹, 일하시다가 가게에 가셔서는 막걸리 하나 사들고 산에 올라가셨죠.


그분께 드리러 가셨었나 봅니다.


그리고 명절때엔 이름도 모르는 그분의 무덤에 성묘도 하셨어요.


그집 할매는 그뒤론 완전히 상주할매의 팬이 되시어 상주할매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을 기세가 되셨답니다.


할매랑 손잡고 어디라고 가려고 그집 앞에만 지나가면 어찌 아시고는 귀신처럼 뛰어 나오시어 '행님! 어데가시는교?'
(상주 할매가 두어살 위셨어요.)시원한 음료수 한잔 자시고 가이소!!'하고 잡아 끄셨습니다.


아저씨의 정성이 그분게 통했는지 1년후 쯤 그집엔 경사도 생겼답니다.


아저씨가 상주도회지 여자랑 결혼을 하셨죠.


나이차이도 제법 많이 나고 시골로 시집올 분이 아닌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두분이 인연이 되었어요.


아저씨랑 그집 어른들은 기뻐하시며 그분이 도와주셨다고 좋아하셨고, 아저씨 장가 가던날 마을은 무려3일동안 잔치를 벌였답니다.


그집서 기르던 수십마리 닭을 때려잡고, 시내 정육점에서 돼지 몇마리랑 소도 한마리분 배달 받으셔서 정말 거하게 잔치를 했죠.


그 잔치의 VIP는 상주할매셨고 저도 덩달아 VIP.


다음번엔 여름이고 하니 물조심하시란 의미로 물귀신 애기하나 할께요.


제가 물에서 노는걸 정말 좋아하는데 할매가 질색을 하셨습니다.


저랑 물이랑 아주 상극이랍니다.


할매죽고 나서도 니 이담에 죽는날까지 절대 바다나 강이나 계곡등의 큰물에 가면 안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애기하셨죠.


제가 오래전에 할머니 살아계실때 그리저랑 안맞으면 물이 무서워야하는데 난 물이 너무 좋다고 말씀드린적이 있었어요.


그때 할머니 말씀이 지금도 박혀있어요.


애둘러 말씀하셨지만 생각해 보면 요점은 그게 물귀신 될 팔자란 겁니다.


실제로 어린시절 물에빠져 죽을뻔한 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총세번을 겪었는데 결론은 할머니때문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전 좀 특이한 트라우마가 하나 있습니다.


물과 관련있지요.


지금도 여름휴가는 무조건 안전한 워터파크로 갑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바다나 강으로 바캉스 가자고 하면 아마 전 그럴꺼면 우리 헤어져!! 라고 할겁니다.




출처-네이트판 백두부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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