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납량 특집] 상주 할머니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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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편에 이어서 이번애기도 그 냇가 물귀신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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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7살때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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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학전의 일이고 그해에 2~3달 사이에 물귀신에게 해꼬지를 당할뻔한 일이 2번 연속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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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애기는 그 첫번째 애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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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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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초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 오후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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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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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좀 큰형이나 누나들은 모두 학교에 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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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은 초,중,고생이 모두 통학을 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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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가 마을에서 출발하는 첫버스를 타고 가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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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버스는 장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통학전용 버스이다싶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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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버스 놓치면 무조건 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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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버스가 10편도 안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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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누나들이 모두 학교를 가고 없던 동네 땅강아지들은 끼리끼리 모여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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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놀 종목을 정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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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동네에 미취학 아동들은 6명인가 되었었는데 남자가 좀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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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흰 군대로 말하면 짬찌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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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형,누나들 뒤만 졸졸따라다니면서 놀던때라 우리가 뭔가를 스스로 정한다는건 여간 어렵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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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노예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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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상주 할매네 집에가서 전 있는거 데워달라해서 먹을까? 했다가 애들이 놀라서 경기를 일으키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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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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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렵게 의견통일을 본것이 동네앞 냇가에서 고기를 잡는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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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야무지게 고기 많이 잡아서 집에서 라면 끓여달라고해서 넣어 먹자는 의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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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좋아했고 즉시 깡통하나 들고 그물을 가지고 냇가로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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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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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도 안된 애기들 손에 잡힐 멍청한 고기가 어디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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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가는 참 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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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민물고기도 참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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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다니는 큰형들은 물안경을쓰고 작살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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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깊은곳에 들어가 큰붕어도 찍어내고 메기도 찍어낼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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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긴 거긴 금단의 영역이었고 그저 냇가 얕은 곳에서 그물로 막고는 우르르 고기를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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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는 방법밖엔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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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어리숙한 그물질에 잡힐고기는 애기했듯 한마리도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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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연신 빈 그물질만 하기 바빳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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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지났지만 우리의 고기깡통은 어쩌다 잡힌 눈 먼 피라미 한마리외엔 더이상 늘어날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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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기를 잡을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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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어항이라고 불리던 얇은 유리항아리로 잡는방법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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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항이란 물건이 엄청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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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얇은 유리로 만들어진거라 조그만 충격에도 깨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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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라 잘못하면 큰 부상을 입을수도 있어 우리에겐 금기의 도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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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가져다쓰다 형들이나 어른들께 들키는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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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죽을 각오를 해야했기에 누구도 용기를 낼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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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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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잡는다고 물속에서 뛰어다니는건 보기보다 굉장히 칼로리 소모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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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흰 금방 배가고파졌고 전 할매네 냉장고를 털어오겠다고 스스로 자원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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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으며 할머니댁으로 뛰어간 좋아는 할머니를 찾았지만 할머니가 보이시지 않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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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외출을 하신건 아니셨는데 아마 텃밭에 가셨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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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자를 가져다가 냉장고앞에 놓고 밟고 올라서선 냉동실에 있던 떡이며 약과며 산적등을 꺼내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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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밑에 있던 과일도 몇개 꺼내어 아이들에게 돌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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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를 받으며 돌아가서는 한아이가 몰래 가지고 온 성냥으로 마른나무에 불을 붙여 냉동실에 있던 딱딱해진 음식들을 구워서 나누어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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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럿이 나눠같이 먹는건 참 맛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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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요즘 먹방이 유행인가 봅니다 혼자 먹으면 맛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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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긴했는데 문제가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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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초여름 무척더운날이었는데 불까지 피우고 난리를 치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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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모두 땀투성이 되었고 모두 더워서 헐떡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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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이가 멱을 감자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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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홀딱 깨벗고는 물속에 뛰어들었고 저도 같이 뛰어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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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림칙했지만 얕은 마을쪽 가장자리에서만 놀면 문제될것이 없어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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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원한 냇물에 몸을 담그고 놀고 있는데 애들이 하나, 둘 헤엄을 치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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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생각하면 그저 어른들의 헤엄으로 몇초면 건널 냇물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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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에 비친 냇물을 꽤 넓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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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반대편은 그 냇가서도 가장깊은곳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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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그물에 익숙한 애들이라 스스럼없이 수영을 해서 냇물을 건너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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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그것만은 왠지 너무 꺼려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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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당부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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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혼자 그냥 반대편에 계속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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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 왔다 갔다 하던 애들이 아주 반대편 기슭에 있는 바위에 올라가 노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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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저혼자 떨어진 왕따아닌 왕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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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반대편에서 너도 빨리건너오라고 채근을 하였지만 선뜻 물에 들어가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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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은 막 배운 개헤엄이 어떤 동네 개들보다도 자신잉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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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용기를 내어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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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움보다는 혼자가 싫었던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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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려와는 다르게 무사히 건널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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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와 자신감을 얻은 저는 할머니의 충고도 잊고는 애들과 어울려 놀기 시작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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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내를 헤엄쳐 횡단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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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애들의 뒤를따라 다시 냇물을 건널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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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수심이 깊은곳 다달았는데 바람이 휙불면서 제귀에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렷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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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나빳지만 아주 기뻐하는듯한 웃음소리였죠.

그러더니 뭔가가 제물속에서 바둥거리고 있던 발을 툭치고 지나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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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발에 닿은 느낌을 받고는 다리가 마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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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무리 해도 제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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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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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팔로 어찌해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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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들어갔다 나왔다하는 횟수가 점점 많아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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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려란 말도 나오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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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들이마신 물을 뱉기에도 바빳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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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은 가빠지고 그 모습을 본 친구들은 처음엔 장난으로 알고 웃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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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 아님을 느끼고는 모두 당황해선 어쩔줄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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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물마시는 횟수가 많아지고 힘이 빠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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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마을쪽에서 뭔가가 냇가로 빠르게 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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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네 살던 중학교 고학년 형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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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순식간에 냇가로 달려와서는 티비에서나 볼 멋진 폼으로 다이빙을 해서는 제게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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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만 잡으면 살수있단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는데 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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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곁을 헤엄쳐 지나가며 그 솥뚜겅같은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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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랫턱을 감싸쥐고는 한손으로 수영하여 순식간에 반대편에 도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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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냐며 등을 두드려주는 형 손길에 몇번을 물에 개워내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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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친구가 건너가 가져다주는 옷을 입고 형손에 이끌려 집으로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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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도중 할매가 허겁지겁 달려오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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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할매손에 이끌려 할매네 집에가서 한참을 진정을 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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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도 혹시 할매가 엄마에게 말하면 어쩌나싶어 몇번을 할매에게 말하면 안된다고 다짐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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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일이 지나 마을에서 그형을 다시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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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 쫒아가면서 인사를 했더니 반색을 하시며 괜찮냐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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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형이 해주는 애기가 놀라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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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호랑이할매 진짜 귀신같다하시며 니가 물에 빠진걸 우찌 아셨노?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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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형은 소위 말해 동네 한둘쯤은 흔히 있던 문제아 형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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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 좋아하고 학교가기 싫어하고 말썽많이 피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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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학교를 결석하고 집에 있다가 뭐 재미난거 없나하고 동네 한바퀴를 하러 나오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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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걷다보닌 길위쪽 상주할매가 허겁지겁 뛰어 내려오시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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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할매랑 마주치면 좋을꺼 없다싶어 슬그머니 딴길로 도망가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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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선 형뒤로 할매가 부르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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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목소리로 야야! 야야!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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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부르는데 그냥 갔다간 다음에 무슨일을 당할지 몰라 똥밟았단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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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웃으며 공손히 할매 왜요?하고 돌아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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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앞까지 오신 할매가 숨이 턱까지 차 헐떡이시며, 니.니 수영 잘하나? 하고 물으시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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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무슨 영문인지는 몰랐지만 공부빼곤 다 잘하던 형은 잘한다고 자랑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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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2만원을 손에 쥐어주시면서 이건 심부름값이라며 빨리 냇가로 뛰어가보라고 하시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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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리자 빨리 뛰라는 할매의 호통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냇가로 달려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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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눈에 멀리서 우리들이 노는 모습이 보이고 왜 냇가로 가라셨노? 라고는 그냥 냇가로 달려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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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냇물 중간에서 들락 날락하기 시작하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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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빠졌구나 하고 생각하신 형은 절구하기 위해 물에 뛰어드신거고 전 또한번 죽을고비를 넘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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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뒤로 형은 할매의 까방권을 획득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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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할 말썽은 보셔도 그냥 못본척 눈감아 주시고 넘어가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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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장날 할매랑 장에갔다가 그 형님이 학교에 안가시고 경제활동을 하시는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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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봐도 형과 비슷한 말썽장이들 몇이서 약한 친구를 둘러싸고 불법대출을 받는 현장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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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있잖아요? 돈좀 빌려줘. 없어? 뒤져서 나오면 10원에 한대.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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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할머니를 보고는 얼음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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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젠 할머니가 공터에 널려있던 몽둥이를 들고 망나니 춤추듯 휘두르실껄 예측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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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좋은 말로 타이르시더군요.성질 급한 할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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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니가 괴롭히는 저 아이가 나중에 니인생에 어떤 중요한 사람이 될줄 모르는거라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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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라고 하셨고 형은 할매 눈치를 보며 그형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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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흘러 불과 몇년전 어머니께서 상주에 갔다오신일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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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친구분 따님의 결혼식에 가셨는데 거기서 하객으로 온 누가 반갑게 어머니를 부르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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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나눠보니 그때 그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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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시면서 옛날 애길 하시는데 그러고는 그형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그런 건달비슷한 생활을 하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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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어떤 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되어 꼼짝없이 징역을 사시게 되었는데 그때 그 담당검사가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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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라고해서 사과하고 친해졌었다는 그 형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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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누명을 벗고 그길로 그생활 청산하고 열심히 일하고 운도 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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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 꽤 큰 건물주가 되어 안정적인 가정생활 하신다고 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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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그때 호랑이할매덕이라 고마워 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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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도 잘있냐고 하시며 그때 물에 빠진 사건도 말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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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이미 시효만료라 혼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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